엄청 늦게 일어나버렸다.
그렇게 늦게 잔 것도 아닌데 봄이 오기시작해서 그런지 점점 잠자는 시간이 많아져간다.
사실 계절도 핑계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요번주는 어쩐지 일찍 자도 기상시간이 늦다. 다시 일어나는 시간을 조정해봐야겠다.
주로 고학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요번에 어린 초등학생들이 들어왔다.
솔직히 뭘 가르쳐야할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가르쳐야 애들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지 한 걱정을 했다. 너무 걱정하다 못해 긴장도 하고 나중에는 손도 차가워지고 안절못하겠더라. 그 모습을 스스로 자각하니 조금 웃겼다.
예전, 처음에 학생들 가르치려 했을 때는 경험도 없고 자신도 없고 정말 막막한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뭐가 무섭다고 이러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마음이 조금 한결 나아졌다. 사실 마음만 나아졌을 뿐 여전히 손은 차갑고 심장은 요동을 치고 있었지만 말이다.
처음은 항상 무섭다.
아무리 준비해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렇게 준비했음에도 실수할까봐 겁나고 너무나 쉽게 최악의 상황을 그리고 만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에는 처음이 있었고 그 모든 처음을 무사히 해냈기에 지금 내가 있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무서웠지만 용감할 수 있었고
지금은 이미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선택해야 되기 때문에 더 겁쟁이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걱정을 한가득 끌어안고 나에게 처음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야 말로 나보다 더 용감한 아이들이 아닌가.
나 또한 용감했던 나 아닌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무사히 수업을 해낸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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