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요일에 김영하 작가의 토크쇼를 갔다왔다.
아 날씨 또 날씨를 잊었다.
작가님이 일기를 쓸 때는 날씨를 쓰라고 하시더라.
그 날의 배경이나, 느낌을 더 생생히 떠오르게 해준다고..
문제는 23일 날씨는 기억이 안난다. 시원.. 하고.. 나름.. 여름의 느낌은 있지만 괜찮았던.. 날씨 같..같았던거 같은데..
고로 어제의 날씨를 쓴다(..?)
이미 쓰려는 내용과 어제는 다른 날이라서 쓰는게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어제는 새벽부터 비가 오다가 말다가를 하루종일 반복했다.
출근할때 잠깐 오다가 들어오니 멈췄다가. 일하고 보니 무섭게 쏟아지다가 퇴근할 때 되니 또 멈춰있다가...
날씨 온도 자체는 그렇게 덥지 않았는데 비 탓에 굉장히 습했다.
토요일에 갔던 김영하 작가 토크 쇼는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을 주제로 구성된 토크쇼 였다.
사실 벌써 며칠이 지나서 정말 기억에 남는 것들 외에는 기억이 안난다ㅋㅋㅠㅠ
멍청 머리..엉엉.
예술가란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따지자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고 한다.
예로 어린 아이들이 소꿉놀이 하는 것 또한 생각해보면 자기가 생각하는 엄마, 아빠, 주방의 모습, 병원의 모습을 표현하는거나 다름 없다. 즉 소꿉놀이는 연극의 축소판인 것이다.
각자 배역을 맡아 상황을 연출하고 그 안에서도 캐릭터 간의 갈등을 만든다.
식사를 먹으면 맛이 없다, 더 맛있는걸 원한다, 더 다양한 음식을 달라 라고 하던가,
엄마와 아이 배역으로 왜 공부를 안하니 그래선 안되잖니 라며 배역간에 갈등을 보인다.
즉 우리는 모두 태어나길 자기가 봐온 것들을 보이고 표현하고자 하고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예술가로 태어난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더해 작가라는 것은 그렇게 우리 모두가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문장으로 쓰는데
문장과 문장이 이어져서 앞뒤 문장이 서로 개연성이 있고
그걸 계속 반복해서 쓴다면 그것이 결국 작가 되는 길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예술이라는 것은 생각해보면 우리가 우리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즐거울 수 밖에 없고
창작의 시작은 생각해보면 처음 거짓말을 할 때부터 시작되는 것.
이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곧 스스로 없던 일을 상상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게 결국 창작이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따지자면 거짓말이라는건 아무래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단어인데 이걸 좋게 인도하고 잘 생각해보면 창작의 시작으로 생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 모두가 지금 당장 예술가가 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내면의 비판와 외부 영향으로 쉽게 포기해 버린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어차피 잘 못하는데 지금 당장 눈앞에 할일이 많은데 이거 할 시간이 있니 라며 스스로를 비판하고 반성하고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우선순위가 바뀐다던가 외부적으로는 이거 해서 뭐 하는데?라는 질문 같이 효율을 따지는 현실적인 질문으로 인해 망설이게 된다.
그런 질문들에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된다고
할 때면 내가 너무 즐거워.
그리고 토크쇼의 막바지가 될 때 쯤 1990년대 현대 무용의 거장인 마사 그레엄이 한국에 와서 인터뷰를 했던 일화를 이야기 해주셨다.
인터뷰라고 해야할지, 90세가 더 되는 마사 그레엄이 김포공항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올 때 기자가 질문 했다고 한다.
"무용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한국 무용학도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그때 마사 그레엄은 단 세 단어만 이야기 했다고 한다.
"JUST DO IT"
그리고 어떠한 인터뷰도 받지않고 바로 입국장을 나섰다고.
결국 예술가가 되고 싶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당장 하는 거라고.
이 이후 질의문 시간을 가졌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어린 학생의 질문이었다
"오늘도 일기를 써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일기를 잘 쓸까요?"
일기를 매일 쓰는 나에게는 너무나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는 그런 질문이었다.
그러자 작가님이 학생에게 지금은 일기를 어떻게 쓰냐고 묻자
"날짜랑 요일적고.. 그날 한 일 적고 생각한 일 적어요"
"잘 쓰고 있는데?"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다보면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적지 않는다고 한다.
그날 있었던 일을 적고 자신의 생각보다는 반성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러지 말았어야하는데 하며 후회를 적는다고.
그리고 그러지 말라고 덧붙여주셨다.
후회는 글로 써버리면 계속 생각나고 머릿속에 남는다. 생각해보면 며칠 전 후회 1년전에 무슨 후회를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기에 잊는다고.
들으며 생각하니 맞는 말이었다.
좋았던 일과 느꼈던 일들도 후회와 같이 잊혀진다. 남길거면 차라리 내가 그때 뭘 느꼈는지 적는게 미래의 내가 그랬구나 하며 즐거워하지 않을까.
10분 일기..?
10분 일기가 될 수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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