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진을 위해 매달 갔다오는 병원을 갔다왔다.
얼마 안되는 거리이지만 너무 춥기도하고 어제 늦게 잔 탓에 피곤했기에 갔다오는 길 모두 버스를 탔다.
평소에는 걸어가거나 걸어오지만 너무추웠다.
그리고 너무 졸렸다.
진단을 다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버스를 탔는데 마침 앞자리가 비어있었다.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평소에는 탈 때만 인사를 하는 편이지만 앞자리가 비어있을 때면 앞자리에 앉아있다가 간간히 감사합니다 라며 인사하고 내린다.
그야 가끔 타고 있는데 기사분이 입에 욕이 붙어있으시거나 굉장히 험하게 운전을 하시면 겁에 질려 조용히 내리지만.
과거, 알바를 하던 시절 손님들에게 별거 아닌 한마디를 듣거나 인사를 받은적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저 시절에 알았다.
그래서 그런지 소소한 인사를 건내주는 사람에게 작은 위로를 받았다.
특히 명절이나 연휴 때면 손님들 중에서도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명절 잘 보내세요 라는 인사를 건내셨는데.
그게 굉장히 큰 힘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마스 때 일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놀랍게도 크리스마스날 진상을 만났다.
전날 저녁타임 알바생이 결제 계산을 실수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크리스마스 낮에 대뜸 찾아와 나에게 계산을 왜 이런식으로 했냐며 엄청 진상을 부렸다.영수증을 주시면 해결해드리겠다고 이야기 했으나 해결만 하면 다냐면서 사장을 부르라며 난리를 피웠다.
결과적으로는 어찌저찌 내보냈으나, 그 당시 화나기보다는 너무 서러웠던 감정이 컸다.
그렇지만 일은 해야했기 때문에 뒤에 기다리던 손님 계산을 해드리던 찰나 그분이
'왜 저러고 산데,' 라고 말하셨다.
'아가씨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즐거운 일 많을거에요'
그 말을 듣자 목 끝까지 참고 있던 서러움이 순간 터졌던 기억이 난다.
이 이후 손님들 중에서도 '메리크리스마스' 라던가 그날 따라 '좋은 하루 되세요'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후 가능한 소소한 인사는 할 수 있으면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공휴일은 더더욱.
얼굴조차 기억 못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연들이지만 귀로 통해 들은 인사말은 마음에 남아있다.
좋았었지. 힘낼 수 있었지.
일하는 분들 모두 덜 힘든 하루, 소소하게라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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