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학원에 처음 왔을 때면 나는 간간히 영어 어때? 라고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대답을 안하다가 내가 웃으면서 '재미없거나, 너무 어렵거나, 별로거나, 왜 해야해!? 하거나 그런거 없어?' 라고 물어보면 어렵다고 대답을 했다.
아마 첫 만남이라 그런지 다행히 왜 해야하는지 모른다는 답은 들은적이 없는거 같다. 가르치다가 학생과 친해지면 저 말을 하긴 했지만.
작년에 처음만난 이 학생도 같았다. 너무 어려워요.
나도 어려웠다. 사실 지금도 어렵다.
오랜 유학생활을 했어도 그건 오래 있었다보니 자연스럽게 배워진 것들이었다. 자연스럽게 터득한 지식이 있는 상태로 문법책을 봤을 때, 아 이게 이런원리 였어!? 하며 깨닮을 얻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가 유학을 가기 전, 학생 때를 생각해보면 영어는 정말 너무 어려운 영역이었다. 솔직히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 중 대다수 애들보다도 부족한 수준이었다.
그래서인걸까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상황이 과거의 내 상황과 자주 겹칠 때가 많다.
어렵지. 맞아 진짜 뭔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지.
익숙하지고나면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 모호한게 어떻게 딱딱 떨어지는지 이해 안가겠지.
이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학생의 머릿속에 충분한 문법과 이론 지식이 들어있었다. 단지 그 모든게 정리가 안된채로 뒤죽박죽 섞여있었다. 마치 책을 넣을 책상은 공간 충분하지만 잘 꽂혀져있어야할 책이 이상한 장소에 펼쳐져있거나 뒤집혀있거나 전체적으로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그런 학생이 오랜만에 내가 "요즘 영어 어때?" 라는 질문에
당당히 쉬워요! 라고 말했다.
사실 난 정리만 해주고, 이후 배운 지식은 정리된 책장에 책을 꽂는 것처럼 차근차근 꽂아두기만 했을 뿐인데 말이다.
늘 생각한다.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괜찮다, 생각보다 쉽다는 마음을 가지길.
어렵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말 쉬운 것들도 다 어렵게만 보일테니까.
이론이라도 쉽게 배워야 응용에서 '오.. 이 문제 쉽지 않은데..?' 정도라고 생각하지.
이론부터 어렵다고 느끼고는응용에 들어가면서 이건 못한다하며 포기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의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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